결혼하고서 뉴질랜드에 온 지 벌써 6개월이 되었다.
그동안은 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 됐으니 뉴질랜드에 적응하는 기간이다,
워크 비자가 아직 나오지 않았으니 일을 못한다 라는 변명이 있었는데
최근에 파트너십 워크 비자가 나옴과 동시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일을 쉬지 않고 하다가 집에서 주부로 지내는 것이 지루하고 힘들 줄 알았는데
언제 일을 했냐는 듯이 너무 잘 지냈던 시간들...
물론 무료하고 외로웠던 날들도 많지만 나름 주부로서, 블로거로서 바쁘게 지냈다.
주부란 집안일이 끝이없고 해도 티가 안나는 퇴근이 없는 직업. 😭
그런데 주부 외에 내 직업에 공백기가 6개월이라는 숫자가 조금은 조급하게 만든다.
벌써 6개월이 지났구나...그런데 나는 똑같네... 바뀐 게 없네... 이런 마음이랄까.
한국에서 자란 사람 대부분은 항상 목표를 가지고 성장을 꿈꾸며 살지 않는가.🤣🤣
나는 5년 후에, 10년 후에 무엇을 하고 있을까? 라고 생각했을 때 직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 나를 조급하게 만드는 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금요일, 여기 저기 구인 구직 사이트도 들쳐보고 이력서도 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구인 조건에 유창한 영어와 그에 걸맞은 경력이 요구되면 한껏 기가 죽어서 퇴근하는 남편을 맞았다.
뒤숭숭한 마음을 뒤로하고 저녁을 먹고
남편과 도넛과 커피를 사 들고 바다로 갔다.
노을 지고 캄캄한 바다를 앞으로 모래를 걸으면서 한참 남편과 대화를 나누었다.
나도 내가 왜 조급한지, 그렇다고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주절주절 하소연하는 나를 한참동안 듣기만 해 준다.
그리고 진심으로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말과 끄덕임.
그리고서 남편이 한 첫마디는.
💁🏻♂️ 뭐가 급해? 돈 때문에 그런 거야? 돈은 내가 벌게. 그러니까 하고 싶은 걸 천천히 찾아보자.
절대 조급해하지 마. 내가 있잖아. 뭐가 문제야.
오그라든다고 한참을 웃었지만 속으로는 저렇게 말해주니까 얼마나 든든한지, 너무나 고마웠다.
(남편 월급으로만 생활하기에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지만ㅋㅋㅋ뭔가 자신감이 있으신 듯.)
💁🏻♂️ 관심 있던 *** 공부는 어때? 내가 알아보니까 온라인으로도 딸 수 있던데.
석사보다는 훨씬 쉬울 테니까 취직해서 영어도 늘리고 적성에 맞으면 그때 석사 공부해봐. 잘할 수 있을 거 같아.
우리 차도 하나 더 중고로 사자. 집에만 있으니까 더 힘들 거야.
구체적으로 내 진로를 같이 고민해주고 해결방법을 찾아주는 남편.
한국에서 장거리 연애를 할 때는 실제로 나보다 연하라서 내가 더 똑 부러진 느낌이었는데
결혼하고 보니 남편이 이렇게나 든든한 나무가 되어있을 줄은 몰랐다.
내가 많이 흔들리니까 자기라도 단단한 뿌리를 내렸어야겠지.
한껏 자신감과 희망을 갖고 같이 온라인 강의에 대해 열심히 찾아보고 메일을 보냈는데
안타깝게도 내가 듣고 싶은 온라인 강의는 국제 학생은 안된다고...
한껏 올라온 기대에서 다시 펑하고 터져서 가라앉긴 했지만
남편 말대로 조급해하지 않고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또 다른 기회를 살펴보기로 했다.
준비된 자에게만 좋은 기회가 오니까!
결혼을 하면 좋은 점은 내 평생의 동반자가 생겼다는 것.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길을 혼자 걷는 것이 아니라 손잡고 같이 걸어줄 사람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결혼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긍정적인 마음과 동시에 영어공부 열심히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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